해양경찰의 날과 문무대왕의 통일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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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의 날과 문무대왕의 통일전략

  • 기자명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 입력 2022.09.07 17:27
  • 수정 2022.09.09 17:13
  • 호수 1480

9월 10일은 ‘해양경찰의 날’이다. 우리나라 해양주권과 국민안전 수호에 애쓰는 해경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법이다. 미국 해군대학 교관 알프레드 세이어 마한(Alfred Thayer Mahan)은 1890년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이 책은 20세기 이후 미국의 운명을 바꿔 놓은 세계전략 지침서가 됐다.

Mahan은 미국이 세계 해군국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로 ▲대해군 건설, ▲해외 해군기지 획득, ▲파나마운하 건설, ▲하와이 왕국 병합을 제시했다. 미국은 마한의 주장대로 서태평양으로 진출해 오늘날 세계 패권국가가 되었다.
1997년 덩샤오핑의 유해가 홍콩 앞바다에 뿌려졌다. 대해(大海)인 “태평양에 뿌려 달라”는 그의 유언에 따른 것이다. 태평양 진출에 대한 덩샤오핑의 유언이 있은 후 10년 뒤 후진타오는 ‘대양해군(大洋海軍)’을 선언했다. 시진핑의 중국은 지금 G2로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고 있다.

신라는 Mahan과 중국의 ‘해양굴기’ 보다 1400년 전에 해양력을 키운 ‘해륙정책(海陸政策)’을 폈다. 신라 제30대 문무대왕(文武大王, 626~681)은 성은 김, 이름은 법민(法敏)이다. 태종 무열왕의 맏아들로 김유신과 함께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당나라를 몰아내어 삼한을 일통(一統)했다.
그는 죽어서도 ‘바다의 용(龍)’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했다. 불교식으로 화장한 문무대왕의 분골(粉骨)은 항아리에 담아 바닷속 바위에 고이 안장됐다.
왜구들이 수시로 출몰해 노략질을 일삼는 것에 대비하고, 당과 왜가 연합하여 통일신라를 침범할지도 모르는 국제정세에 대비한 유비무환(有備無患)이었다.

신라와 당은 백제(660년)와 고구려(668년) 멸망 후 한반도 영토문제로 대립하게 되었고, 결국 전쟁으로 비화되었다. 문무대왕과 김유신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전쟁이냐, 평화냐’를 선택해야 했다. 두 영웅은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것을 알았다. 또 ‘평화를 구걸한다고 평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도 알았다.

두 영웅은 당나라에 유학 가 있던 의상대사를 통해 동북아 정세를 파악한 후  굴욕적인 평화가 아닌 민족자존을 지키기 위한 전쟁을 선택했다. 670년 3월. 설오유의 신라 특수부대 1만과 고연무의 고구려부흥군 1만 병력이 봉황성(鳳凰城, 오골성)을 선제공격 한 이후, 676년 11월 ‘기벌포 전투’를 끝으로 ‘나당7년전쟁’에서 승리해 평화를 얻었다.

한민족 최고의 전쟁인 ‘삼국통일전쟁’은 국제전이었다. 삼국 외에 당·왜가 직접 참전했으며, 돌궐(突厥)·철륵(鐵勒)·해(奚) 등 북아시아 유목국가들이 당군의 일원으로 동원됐다. 신라는 설연타(薛延陀, 몽골고원의 유목민 국가)와 토번(吐蕃, 티베트) 등의 동북아 국제정세를 이용해 당을 한반도에서 몰아냈다.
결국 당은 신라에게 대동강 이남 지역을 넘겨주고, 요동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698년 대조영의 발해(渤海)가 세워지면서 ‘남북조 시대’가 전개되었다.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해서 평화통일 하여 선진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무대왕의 국가경영 리더십과 호국정신, 포용과 통합정신을 배워야 한다.

1300년 전의 당나라나 지금의 중국은 여전히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을 가지고 있다. 문무대왕의 수중고혼(水中孤魂)이 살아 숨 쉬는 ‘대왕암’은 의구하게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지만, 문무대왕은 지금 마음이 편치 못해 포효(咆哮)하고 있다. 삼한일통으로 한민족의 시작을 알린 위대한 민족영웅을 기리는 필자의 자작 한시를 소개한다.

亂世生長戰役行(난세생장전역행) 난세에 태어나서 성장하여 ‘통일전쟁’을 수행했고
英雄相結結同盟(영웅상결결동맹) 영웅들이 서로 결합하여 ‘나당동맹’을 결성했네
周遊域內民心合(주유역내민심합) 삼한을 주유천하 하여 세상민심을 합했으며
遍踏前方各地平(편답전방각지평) 싸움터를 편력하여 백제와 고구려를 평정했네
逐出外軍丕業就(축출외군비업취) 당군·왜군을 축출하여 민족사의 큰 위업을 이뤘고
圖謀邦國小康成(도모방국소강성) 수단과 방법을 꾀해 통일신라의 태평성대를 이뤘네
三韓一統靑邱始(삼한일통청구시) 삼한을 일통한 것은 한민족의 시작이었으며
死守震檀倭不爭(사수진단왜부쟁) 죽어서 나라를 지켜 왜구가 침범하지 못하게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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