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에 귀국 후 진성여왕에게 ‘시무책’을 올려 정치개혁을 추진하였으나, 높은 신분제의 벽에 가로막혀 뜻을 펴지 못했다. 그러나 수많은 시문(詩文)을 남겨 한문학의 발달에 기여하였고, 그의 개혁사상은 고려 초 증손(曾孫) 최승로로 이어져 고려왕조 500년의 기틀을 세우게 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치원에 대한 존경과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3년 6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최치원의 한시(漢詩) ‘범해’(泛海)의 일부 구절(‘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하네’)을 인용, “한국과 중국은 역사가 유구하다”며 양국의 인연을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2014년 7월 서울대에서 가진 특강에서 최치원을 한중 양국관계를 상징하는 인물로 거론했으며, 2015년 1월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 방문의 해’ 개막식 행사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최치원의 ‘호중별천(壺中別天, 동쪽 나라의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을 인용했다.

그런 시진핑이 돌변해서 2017년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한국은 사실상 과거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정학적 야망을 담은 것으로 북한에 급변상황이 발생하면 중국은 ‘역사적 연고권’에 기초해서 북한에 진주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역사관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삼국사기 ‘최치원열전’에 인용된 당나라 태사시중(太師侍中)에게 쓴 최치원의 편지가 이를 입증한다. 거기에는 “고구려, 백제가 전성기에는 강병이 100만 명이나 되어 남쪽으로 오(吳), 월(越)과 북쪽으로 유(幽), 연(燕), 제(齊), 노(魯)를 뒤흔들어 중국의 커다란 고민거리였다”는 대목이 있다. 남쪽으로 오·월을, 북쪽으로 유·연·제·노를 공격할 수 있는 곳은 요서와 중원의 일부를 차지하는 위치이다.

청나라의 ‘흠정만주원류고(欽定滿洲源流考)’, 송서(宋書), 남제서(南齊書), 구당서(舊唐書), 자치통감(資治通鑑)에 “백제가 요서를 경영했다” “백제는 중국 동부를 지배한 황제국”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기록들이 남아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은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의 일부가 고조선, 부여, 발해, 고구려, 백제의 일부였음을 말해 준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 중국 베이징대 연설에서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중국몽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굴종적인 사대의식을 가지고 있으니 당 서열 20위도 안 되는 왕이(王毅) 외교부장 따위도 문 대통령의 팔을 툭 치는 외교적 망동(妄動)을 부린 것이다.

2017년 12월 주중 대사로 나간 노영민은 시진핑에게 대사 신임장을 제정하면서 ‘만절필동’(萬折必東) 글귀를 갖다 바쳤다. 이는 옛날 제후국이 중국 천자에게 바치던 충성 맹세의 의미가 내재돼 있는 것으로, 외교적 참사였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부장관 후보자인 박진 의원은 경륜이 풍부한 인물이다. 그가 한중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데 ‘최치원 선생의 한시’를 활용하면 유용할 것이라는 뜻에서, 필자의 자작 한시를 소개한다.

도당십이촌심명(渡唐十二寸心明) 12세에 도당 유학을 해서 속으로 품은 뜻은 밝았고

칠재등과몽역경(七載登科夢亦驚) 7년 만에 과거 급제하여 꿈에서도 크게 놀라게 했네

절도신지문사대(節度信之文士對) 절도사(고변)가 최치원을 신뢰하여 문사로 대우했고

반도전도필명굉(叛徒顚倒筆名轟) (토황소격문에) 황소가 넘어져 필명이 중원에 떨쳤네

조정유란충언척(朝廷有亂忠言斥) (신라 말기) 조정은 어지러워져 충언은 배척되었고

시무무요헌책팽(時務無要獻策烹) (국가에)시급한 일은 필요없어 바친 책략은 버려졌네

일입청산종불출(一入靑山終不出) (고운이) 한번 입산 후 끝내 속세로 나오지 않았고

묘현기도은명성(妙玄其道殷名聲) 유·불·선 통합의 현묘한 도는 왕성한 명성을 남겼네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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