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 여야 ‘신(新)삼국지’

우종철 소장의 일요서울 일요논단 다시 읽기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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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여야 ‘신(新)삼국지’

  •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 입력 2021.07.01 11:17
  • 수정 2021.07.01 13:54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대선 구도는 삼국지(三國志)’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201218대 대선은 여권의 박근혜, 야권의 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대결로 압축됐다. 세 후보의 지지율은 다자대결에서 대략 박근혜 4, 안철수 3, 문재인 2’ 정도였는데, 안철수·문재인 후보 단일화로 문재인이 야권 단일 후보가 되었지만 박근혜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7년 19대 대선은 야권의 문재인·안희정·이재명 세 후보의 대결로 끝났다. 여권의 홍준표와 또 다른 야권의 안철수·유승민 후보가 분전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불어 닥친 광풍(狂風)을 막아내지 못했다.

2022년 20대 대선은 여야를 통틀어 20명 가까운 잠룡 풍년이다. 2012-17년 당시 주인공 중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문재인을 제외한 후보는 여권의 이재명과 야권의 안철수가 유일하다. 20대 대선을 8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20대 대선 레이스는 여야 공히 () 삼국지형태를 띠고 있다.

여권은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추미애 전 법무장관, 박용진·김두관·이광재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9명이 준비하고 있다. 야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최재형전 감사원장을 중심으로 안철수 대표, 김동연 전 부총리, 유승민 전 의원, 황교안 전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김태호·하태경 의원 등이 뛰고 있다.

2017-22년 대선 레이스의 닮은꼴은 여권 후보들은 보이지 않고 야권 후보들만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대선은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궤멸이 원인이고, 2022년 대선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 때문일 것이다.

여권 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친문 후보단일화. 정세균·이광재의 1차 단일화 이후 2차 단일화 등을 통해 이재명 대세론을 극복할 수 있느냐이다. 그러나 역전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야권의 경선은 국민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것은 국민의힘 당내 대선주자들이 유의미한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당 밖 주자들은 하나같이 진한 휴먼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최재형·김동연은 모두 문재인 정권이 발탁한 인물이다.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다. 왜 이들은 여권 후보가 아니라 험난한 야권 후보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문 정권이 자유를 억압했고, 법치와 공정과 정의를 파괴했으며, 경제를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먼저 윤석열의 충청대망론을 살펴보자. 중국의 위··오 삼국 중 형주는 충청도를 닮았고, 형주를 얻으면 천하를 쥘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었지만 촉은 천하통일에 실패했다. 그동안 충청인들은 확실한 1인자를 갈망해 왔지만, 우리 헌정사에서 김종필-이인제-안희정-반기문은 대선에서 실패했다. 윤석열은 충청대망론의 옷을 벗고 탄핵의 업보(業報)에 대한 분명한 입장 정리를 통해 정통 보수의 지지를 확고히 얻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홍준표의 맏아들론을 살펴보자. 홍준표는 보수 우파의 부정할 수 없는 자산이다. 탄핵으로 보수가 절멸(絶滅) 당하는 위기에 보수의 잔 다르크 역을 수행해 자유 대한민국 수호에 몸을 던졌다. 최근 입당 후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 역시 야권 경선 흥행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거침없는 네거티브보다는 방통의 연환계(連環計)’나 황개의 고육계(苦肉計)’ 등 차원 높은 대여투쟁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지지율을 올리는 첩경이 될 것이다.

최재형의 대한민국 재건론을 살펴보자. 최재형은 후발 주자이지만 단숨에 야권 지지율 2~3위에 올랐다. 지지율 상승 추세가 가파르다. 탄핵의 원죄(原罪)로부터 자유롭고,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소신의 아이콘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보수우파의 표상으로 아버지의 고향은 강원(미수복지)이며, 태어난 고향은 창원이다. 김영삼-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부··경의 지역기반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윤석열과 최재형의 ‘2() 경쟁을 전망하는 자유우파가 많다는 것이 최재형의 또 다른 정치 자산이다.

야권의 빅 쓰리에는 한 발 비켜서 있지만 한 때 안철수 현상으로 정치권을 주도했던 안철수의 행보가 주목된다. 안철수는 지난 10년 동안의 정치 방랑을 정리할 때가 되었다. 어쩌면 안철수는 차차기 대권을 위해(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보수통합에 앞장서서 킹메이커로 전환하는 것이 자유우파 집권을 확실하게 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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