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진 작가
김순진 작가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기원을 위한 김순진 장편동화 『태양을 삼킨 고래』가 출간됐다. 김순진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하여 “어려서부터 물고기를 좋아했는데 물고기를 잡는 사람만이 어부가 아니라 물고기가 마음 놓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어부라는 것을 깨닫고 물고기가 사람에게 꿈을 줄 수 없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여수를 고향으로 하는 고래를 생각해냈고, 코끼리와 고래가 함께 사는 세상에서 갖가지 궁금증을 풀어주는 글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대강 이러하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여수 바닷가에는 고래의 조상인 고리와 코끼리의 조상인 코리가 산다. 둘 다 육지와 바다를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짐승이었는데, 고리는 어마어마하게 큰 물고기로 네 다리와 꼬리가 있었다. 코로는 고리보다는 몸집이 작지만 지구상에서 몇 번째 안 가는 큰 짐승이었다. 코로 역시 네 개의 발을 가지고 있지만 특별히 코가 길어서 코로 풀을 뜯어먹고 살았다. 그런데 코리들은 여러 마리가 끼리끼리 몰려다닌다고 해서 코끼리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다. 그러던 중에 고리들과 코로들은 먹을 것을 가지고 서로 싸우게 된다. 코로의 숫자가 고리의 숫자보다 많았기 때문에 뾰족한 상아로 고리들을 바다로 내몰았다. 고리들이 바다로 내몰린 후 여수는 코로의 왕국이 된다. 그렇게 몇 억 년이 흐른 어느 날, 여수에 쓰나미가 몰려오게 된다. 고리들이 바다에서 밀려와 웅덩이 같은 곳에서 한두 마리씩 빠져 죽어가고 있었는사라지게 되고 생각에 잠기더니 순식간에 떠오르는 태양을 삼킨다. 이내 바닷속으로 잠겨 무서운 데 코로가 다가와 자신들의 먹이를 나누어준다. 그로인해 고리는 코로에게 가졌던 그간의 미움이 속도로 물을 마시자 그 수중기가 등을 뚫고 올라가서 고리는 물을 뿜는 물고기가 된다. 한편 코로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던 고리는 코로의 가족들을 자신의 뱃속에 태워 여행을 시켜주게 되는데…….

 
 
이 동화 속에는 코은이 코민이 코식이 세 어린 코끼리들이 등장하는데 “산들이 왜 저렇게 높나요? 뱀들은 왜 독이 있나요? 색깔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땅속은 어떻게 생겼나요? 아름다운 구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해는 어떻게 타나요? 산은 우리에게 무얼 주나요? 종교는 왜 생겨나나요? 사막은 정말 필요 없는 땅인가요? 황사현상은 왜 봄에만 일어나나요? 전갈은 왜 사막에만 사나요? 만리장성은 왜 쌓았나요? 전쟁은 왜 생기나요? 왜 하늘과 물빛은 똑같은 색인가요? 공룡은 왜 멸종하게 되었나요? 언제쯤 통일이 되나요? 강은 우리에게 무얼 주나요? 무지개는 왜 뜨나요? 무지개는 왜 일곱 색깔인가요? 여수세계박람회에 우리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해대면 희망고래인 고리는 질문에 대해 문학적 방법으로 대답해준다. 이 동화는 고향인 여수를 떠나 아시아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여수로 되돌아오는 로드소설방식의 동화다.

 
 
인간은 실현 가능한 꿈만 꾼다. 에디슨은 달걀을 깔고 앉아 부화하려다가 부화기를 발명하여 온 인류가 대대손손 먹고도 남을 계란과 닭고기를 선물해주었다. 라이트형제는 하늘을 날고 싶어 마침내 비행기를 발명하여 동서양이 오가는 길을 터주었고, 콜럼부스는 바다 끝으로 가면 낭떠러지라서 떨어져 죽고 말 것이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항해를 계속해서 미국대륙을 발견하였다. 1866년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해저 이 만리』라는 공상과학소설을 썼을 때 “사람이 어떻게 바다 속을 마음대로 여행하느냐”며 모두들 미친 사람이라 비아냥댔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얼마 가지 않아 잠수함이 생겨났다. 이제 김순진 작가는 하늘을 날다가 땅위를 달리거나 땅속으로 들어가고, 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운송수단이 나올 것을 꿈꾼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금의 량은 지극히 소량이며 또 다른 금속과 자원이 인류를 살려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김순진 작가는 공룡이 지구상에서 멸망한 이유를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 그렇다”라고 주장하며 서로 사랑하고 나누며 살 것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편향된 시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에겐 모든 것이 생명이다. 돌도 살아있고 물을 마시며 걸어간다. 돌은 어디로 걸어갈까? 침묵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금만 시야를 돌려 돌이 왜 오래도록 사는가를 생각해보면 남의 말을 옮기지 않고 귀담아 듣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나무가 왜 푸른가를 생각해보면 작은 나뭇잎 톱을 들고 하늘을 켜 자기 집을 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새는 나무에 세 들어 사는 세입자임에도 행복하게 지저귄다는 것을 발견하고 인간은 너무 가지려한다는 것을 꼬집는다.

이 동화를 쓴 김순진 작가는 1961년 경기도 포천에서 출생으로 1984년 시집 『광대이야기』를 펴내며 문단에 나왔다. 포천종고 26회 학생회장을 지낸 김순진 작가는 고향 포천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문학수업을 위해 상경한 김순진 작가는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학과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중앙대 예술대학원 재학시 원우회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수필집 『리어카 한 대』, 장편소설『너, 별똥별 먹어봤니』, 시창작이론서『좋은 시를 쓰려면』, 문학평론집『자아5, 희망5의 적절한 등식』에 이어 장편동화 『태양을 삼킨 고래』를 상재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글을 모두 소화해내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현재 계간 <스토리문학> 발행인으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시문학아카데미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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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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