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2월 8일 발표한 ‘2075년으로 가는 길’이라는 보고서는 매우 충격적이다. 골드만삭스는 ‘대한민국의 통일’을 전제하지 않은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53년 뒤 한국의 경제규모가 파키스탄과 필리핀보다 작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절벽으로 미래가 암울한 와중에 계묘년(癸卯年) 새해 아침이 밝았다. 2023년 최우선 과제는 수출, 투자, 소비 등 경제의 3대 축이 흔들리는 ‘삼각파고’와 복합위기를 돌파하는 일이다.

또 다시 ‘분단 78년’을 맞게 된다. 분단은 한민족의 자유 발전을 크게 억압하고 있으며, 통일은 자유를 바로 세우고 인구절벽 해소와 번영으로 가는 역사의 길이다. 통일포기와 분단고착에 따른 ‘두 국가체제 인정론’이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좌파 일각의 주장은 반민족적이며 반역사적이다.

통일이 되면 국력이 세계 5강으로 커지고 분단으로 인한 내부 갈등과 소모가 없는 강국이 된다. 한반도 주변 열강의 위협과 간섭에서 벗어나 세계로 웅비할 수 있는 길은 ‘자유 통일’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의 목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나아가 통일한국으로 가는 길이다. 중·러·북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반작용’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유연함과 안정성을 아우르는 적절한 강온 양면정책 배합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극심한 좌우 이념갈등을 봉합하여 대북문제에 관해서는 여야의 초당적 협력구도를 만들고,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와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그 힘을 바탕으로 ‘미사일 발사’와 ‘드론 침공’과 같은 북한의 망동을 제압해야 한다.

‘명철보신(明哲保身)’의 처세 철학으로 제왕에 옹립되고 삼한을 재통일한 인물이 고려 태조 왕건(王建, 877~943)이다. 왕건은 877년 예성강을 근거지로 삼은 신흥 호족인 왕륭(王隆)과 부인 한(韓)씨 사이에 맏아들로 태어났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왕륭에게 도선(道詵)대사가 찾아와 삼한을 재통합할 영웅이 탄생할 집터를 가르쳐 주었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신라 말기에는 중앙 귀족들의 왕위 다툼과 ‘장군’, ‘성주’라 칭하는 80여명의 호족들이 등장하여 왕권이 미치는 범위는 경주 일원에 불과했다. 삼한에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졌으나, 마침내 신라, 후고구려, 후백제로 천하가 삼분 되었다.

왕건은 궁예와 견훤에게 부족한 덕을 가진 덕장(德將)으로, 한고조 유방이나 송태조 조광윤보다 월등한 인물이었다,

궁예의 폭정을 더 이상 참지 못한 홍유, 배현경, 신숭겸, 복지겸 장군이 시중(侍中) 왕건을 찾아와 “쿠데타를 일으키자”고 했다. 왕건은 부인 류씨의 “인(仁)으로 불인(不仁)을 치는 것”이라는 권유에 설득되었다. 마침내 ‘역성혁명’으로 궁예를 축출하고 제위에 오른 왕건은 연호를 천수(天授), 국호를 고려(高麗)라 선포했다(918).

왕건은 ‘호족연합과 혼인동맹’(후비 29명), ‘진압정책과 회유정책’(호족들에게 후한 폐백을 주며 자신을 낮추는 중폐비사·重幣卑辭), ‘2(고려+신라) 대 1(후백제) 전략’, ‘책략으로 상대방을 굴복(견훤의 귀순, 경순왕의 귀부)시킨 모공(謀攻)’ 등을 병행하여 천하를 재통일했다.

왕건이 신라의 ‘삼국통일(676)’ 후 260년 만에 민족을 재통일한 외교전략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부전이승(不戰而勝) 전략’과 신라의 골품제를 뛰어넘는 ‘개방화 전략’이었다.

고구려 고토회복을 위한 ‘북진정책’과 발해 유민까지 흡수한 ‘포용의 리더십’으로 외세의 도움 없이 완전한 통일을 이루어 민족사의 새장을 연 왕건 대왕을 경모하는 필자의 자작 한시를 소개한다.

貴僧啓示聖人降(귀승계시성인강) 귀승(도선대사)이 일찍이 계시해 성인이 태어났고

野戰功成勝敗扛(야전공성승패강) 야외 전투에서 공을 이뤄 승패를 (어께에) 메었네

東土自歸同一體(동토자귀동일체) 동쪽 나라(신라)가 스스로 귀부해 한 몸이 되었고

北人順從外內雙(북인순종외내쌍) 북쪽 발해유민이 순종하여 안팎이 하나 되었네

千城出日陽光宅(천성출일양광택) 모든 성에 해가 뜨면 태양 볕이 집을 밝게 비치고

萬里消爭喜色窓(만리소쟁희색창) 나라에 전쟁이 사라져 기쁜 얼굴빛 창에 가득하네

匡合之勞民草合(광합지로민초합) 천하를 바로잡고 규합해 민족의 재통합을 이루어

大開門戶福三邦(대개문호복삼방) 문호를 크게 열어 (통치하니) 복된 나라가 되었네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