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야 대선주자들의 통일 및 재외동포정책이 미약한 것 같아 유감이다. 분단국의 최우선 과제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 통일은 좌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2014년 4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한반도의 통일을 미리 대비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과 함께 ‘통일 대박론’을 지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서독의 예처럼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도둑처럼 찾아올 수 있다. 통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 없이 평화만을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관은 잘못됐다. 평화가 통일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고 통일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통일과 국가발전에 있어 재외동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을 지칭한다. 후에 그 의미가 확장되어 본토를 떠나 타지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 집단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우리말로는 ‘이산(離散)’이라고 번역될 수 있다.

대가족 중심의 우리 전통문화에 비춰보면 우리 민족 전체가 ‘이산가족’이라 할 수 있다. 재외동포 이산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슬픈 수난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 2019년 외교부 발간 자료를 보면 한반도 밖에 거주하는 코리안 디아스포라(재외동포 분포현황-180개국)의 수는 750만 명에 이르며, 그 중 국내 체류 재외동포가 100만 명에 이른다. 남과 북을 합친 인구의 10분의 1이 국외에 살고 있는 셈이니 한민족 10%가 자의반 타의반 ‘떠돌이’ 신세가 된 셈이다.

미국과 중국에 각각 약 250만 명, 일본에 약 80만 명, 유럽에 약 70만 명의 한민족이 살고 있다. 캐나다에도 24만 명, 중남미에도 10만 명이 넘는 한민족이 살고 있다.

중국 동북3성에 정착했던 사람들은 ‘조선족’(183만)이 되었고, 연해주로 건너간 사람들(17만 명)은 1930년대에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로 강제 이주되면서 ‘고려인’이 되었다. 일제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했던 조선인들은 ‘재일동포’가 되었고, 해방 이후 한국에서 아메리칸드림을 안고 미국에 이주한 사람들은 ‘코메리칸’이 되었다.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를 당했던 고려인 중에는 봉오동전투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도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80만 명의 ‘조선족’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이 조선족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 반대도 우호적이지는 않아 안타깝다. 뿐만 아니다. ‘먼저 온 통일’ 세력인 3만 4천명의 ‘북한 이탈주민’도 동포 개념으로 포함해서 ‘마음의 벽’을 깨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한민족처럼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민족은 드물다. 인구절벽시대에 750만 재외동포는 귀중한 인적 자산이다. 재외동포는 통일 전에는 ‘통일의 선봉대’로, 통일 후에는 ‘평화의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향후 대한민국과 재외동포의 협업과 상생발전 방안이 ‘세계한인’이라는 국가전략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재외동포는 남과 북 양쪽을 모두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히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일 과정뿐만 아니라 통일 조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재외동포는 각자 거주국에서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과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및 차세대들을 대상으로 모국과의 연계 확대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 함양을 위한 통일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1997년 재외동포재단이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국회에서 9번 ‘재외동포청’ 설치 법안이 발의됐지만 유야무야됐다. 재외동포를 위한 정책을 세우고 1만여 세계 한인단체와의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 콘트롤타워인 ‘재외동포청’을 시급히 설립해야 한다. 재외동포청이 세워지면 한반도 평화통일과 대한민국을 알리는 동포사회의 공공외교, 문화외교(한류 등) 역량도 확대될 것이다.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