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가 최근 이재명 후보에게 지지율 1위 자리를 빼앗기자 좌불안석의 모습이 역력했다. 이러다간 ‘정권교체’가 물거품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위기의식에서 였다.

무엇보다도 김종인 전 비대위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의 거부와 이준석 당 대표의 몽니여행으로 국민의힘이 벌집이 된 채 표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 측근들에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삼고초려’의 비상발령을 내렸다.

이런 비상사태 와중에 지난 2일밤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약 4시간 동안 ‘깜짝 만찬’을 가졌다. 그리고 ‘구애’를 했다. 당시 홍 의원은 “이준석과 먼저 관계회복을 가져라“며 ”제주도에 가서 만나라“고 주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은둔한 김종인을 대신해서 “이준석·홍준표 투톱체제”의 발현을 예고했다. 이런 장면을 보고 경선시 무야홍·무대홍을 외쳤던 홍지지자들과 권력다툼형 분열을 보고 돌아선 중도들이 그날 밤 환호했다. 그게 “옳다”는 판단에서 였다. 국민의힘 대선 출마자 12명이 모두 선대위에 참여를 해야 진정한 ‘원팀’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허상은 ‘3일천하’(2-4일)로 끝났다. 윤 후보와 홍 의원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던 백전노장 김종인 위원장의 심기에 변화가 일어났다. 윤의 최측근 권성동 의원을 통해 선대위에 조건없이 참여를 타전했다. 대선에서 매번 ‘토사구팽’되었던 김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원적(怨敵) ‘홍준표’에게는 줄 수 없다는 또 다른 위기의식의 발동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윤석열 후보는 미리 이준석에게 “김종인 소식을 전하며, 선거 전권을 약속하는 백기 투항”을 통보했다. 그리고 울주에 있는 이준석을 찾아가 3일 몽니의 종지부를 찍었다.

언뜻 보기에는 국민의힘 내홍이 봉합되는 것 같다. 하지만 김종인도 이준석에게도 큰 표가 없다. 있다면 그들의 자리싸움과 권력욕만 보일 뿐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원래 지지하는 표가 없었고, 이준석 대표에게는 젊은 청년들의 대리만족 표심이 있는 것 같았지만 이번 몽니여행의 마무리를 보면서 그 표마저도 실종됐다.

그렇다면 홍준표 의원은 뭐냐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설마 홍준표 의원에게 백기를 들고 김종인 우산아래 들어오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4시간 만남의 결과가 ‘청년위원장’ 자리쯤 주겠다는 제안이었냐는 것이다.

이를 지켜 본 경선에서 50% 이상 지지를 보냈던 홍준표 지지자들은 윤석열의 홍준표 패싱에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가 나를 이용해서 대선 캠프를 완성했다면 그 또한 훌륭한 책략"이라고 말했다.

‘청년의 꿈’ 플랫폼에서는 “윤건방이 우리 준표형 가지고 장난친 것 같다. 어제까지만 해도 준표형한테 매달리더니..”라며 청년들이 흥분하고 나섰다.

지금 국민의힘에는 원톱은 있어도 원팀은 없다. 이번 내홍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의 리더쉽 부재가 전 국민들에게 적나라하게 표출되었다. 그리고 홍준표 의원에 대한 권모술수는 덧셈정치가 아니라 뺄셈정치였다는 것이 대부분 국민들의 정서 같다.

지금 우리 국민 50% 이상은 “윤석열은 없어도, 정권교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줏대없이 갈팡질팡하는 선장을 믿고 정권탈환호에 탑승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대선 세대간 성향을 분석하자면, 40-50대는 이재명, 60대 이상은 윤석열이지만 젊은 청년층 20-30대는 아직 두 후보에 대한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이들이 당락의 키를 쥐고 있다는 말이다. 이들에게 미래비전과 상식과 공정을 담보해 주지 않는다면 어느 후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의 표리부동한 모습은 청년의 마음을 살 수 없었다.

12월 첫 일부터 역전을 당한 윤석열호는 대선 승리까지 높은 파고와 해일을 어떻게 넘어야할지 걱정이 앞서는 아침이다.

옴부즈맨 뉴스,(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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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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