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1년에 300만명이상 감기나 독감에 감염되고 3천명이상 사망한다.

하지만 2019~20 감기시즌에 독감이나 감기환자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크게 줄었다.

의료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간단한 병은 병원을 찾지 않는데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전염성 질환인 독감이나 감기가 급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1월 15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으나 3월 27일 해제했다. 전년보다 12주나 빠르게 독감 주의보가 해제된 것이다.

이번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은 외래환자 1000명당 5.9명이었다. 하지만 3월 1일부터 3주 연속 평균 1000명당 3.3명(55.9%)꼴로 유행기준보다 44.1%가 낮았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의 확산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외부활동 자제하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 것은 물론 초·중·고교의 등교개학이 계속 연기되면서 집단생활이 줄어든 것 역시 감기 환자 감소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평소 이 맘때면 외래 환자로 넘쳐나던 소아과나 가정의학과는 올해는 3월에 접어들면서 환자가 눈에 뜨게 줄어 들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감염성 질환인 감기, 설사 환자가 크게 줄었다. 예년 3~4월과 비교하면 환자가 70% 이상 감소했다.

환자가 감소하다 보니 지역별로 병의원 가운데는 외래 시간을 줄이거나 입원실 운영을 중단하는 곳도 늘었다.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살리기TF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가 227개 병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로 지난 2월부터 외래환자의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2월에는 평균 44.5명이 감소했고 3월에는 평균 88.9명이 줄어 들었다.


독한 인플루엔자 더 독한 코로나19에 자리 내줘(?)

질병관리본부는 3월 27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해제했지만,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올해는 유행주의보가 무색할 정도로 독감과 감기 환자 없이 1분기가 지나갔다.

3월 31일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올해 2~3월은 작년 동 기간과 비교해 독감과 감기 환자가 급감했다. 약사들은 1월 말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확산이 독감 환자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2월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마스크 착용과 외부활동 자제, 손세척 등 위생관리가 철저해졌고, 독감뿐만 아니라 감기 환자의 발길이 끊겼다는 설명이다.

코로나로 인해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하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환자 발길이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일부 의원들은 3~4일이었던 처방일수를 7~15일까지 늘리면서 약국을 찾는 환자들의 방문횟수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을 통해서도 감기 환자가 많이 줄었었다고 하고, 소아과나 이비인후과의 경우엔 치명적이라는 얘기까지 전해 듣고있다.

코로나19 유행 속 철저한 손씻기에 감기 처방 71% 감소
​소아과 발길 '뚝'…소아청소년과 4월 처방건수 76% 감소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유비케어는 원외처방 통계 분석 솔루션 유비스트(UBIST)로 코로나19 유행 후 의료기관의 처방 조제액, 처방 건수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4월 급성 비인두염과 같은 감기 관련 처방은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후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이 생활화되면서 감기 발병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감기를 주로 앓는 어린 아이들이 병원 방문 횟수 자체를 줄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과 4월에 10대 이하 환자에 대한 처방 건수는 각각 67%와 76%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 속 병원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해진 데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이 개학을 연기해 집단생활이 줄어들면서 유행성 질환이 퍼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의 처방 조제액과 처방 건수도 급감했다.

소아청소년과의 올해 4월 처방 조제액은 52%, 처방 건수는 76% 감소했다. 이비인후과 역시 처방 조제액과 처방 건수가 각각 52%와 63% 줄었다.

반면 고령 만성질환자의 경우 코로나19 유행이 심화하자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기 위해 장기 처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3월 60대 이상 환자에 대한 처방 건수는 5% 감소했으나 처방량은 오히려 4% 늘었다.

코를 안 들여다볼 수도 없고'···이비인후과 개원의, 절반이 "매출 60% 이상 감소”

이비인후과 개원의 절반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매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비인후과의 경우 과 특성상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환자가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의료진의 보호장구 착용 여부와 관계 없이 보건당국이 일괄적으로 자가격리 조치를 내리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가 지난 달 회원 5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9%가 작년과 비교해 월 건강보험청구액과 월 매출액이 6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44%는 월 매출액 등이 40~59% 정도 감소했다고 밝혀 전체 응답자의 90% 이상이 최소 40% 이상의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귀·코·목을 봐야 하는 이비인후과는 진료 특성상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환자들 사이에서도 다른 진료과를 찾을 때보다 혹시 모를 확진자와의 접촉 우려가 큰 편이다. 이는 실제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2019년 동월 대비 내원 환자는 얼마나 감소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93%가 “40%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내원 환자 수가 △40~59% 감소했다고 답한 경우가 31%, △60~79% 감소가 57%, △8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한 경우도 5%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경영난 때문에 직원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거나 진행 예정이라고 답한 곳이 10곳 중 7곳 이상이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60%가 현재와 같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다면 6개월 이상 의료기관 운영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절반 가까운 응답자(45%)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경우 폐업할 생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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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석 신문고뉴스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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