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학 대표 고명진 | 2017.12.21. 22:56 http://cafe.daum.net/ahomeandhome/HZBa/18 

 

 

슬픈 장난감들

                           

 

                                        고명진

 

 

“아이구 내 새끼들 학교 갔다 오는구나”

“오냐” [헐]

“착하기도 하지”

세상의 녹슨 소리를 다 귀에다 가득 담고

무거워서 머리가 땅에 떨어질듯 흔들리며 다닌다

버려야하는 녹슨 하늘을 힘겹게 지고 다니는 아랫집 할머니

겨우, 국어, 산수, 도덕책과 몽당연필 두어 자루 가방에 담고

깡충깡충 뛸 때마다 덜커덩 덜커덩 숟가락으로

깡통 치는 소리가 광대의 노래 장단처럼 등어리에서

어머니의 정성이 녹물로 녹아 내린다

산수(算數)만 먹고 자라는 푸른 새싹들

녹내장이 시작되는 할머니의 빛깔 없는 눈은

더도덜도 아닌 교장선생님으로 보인다.

“너는 위 동네 박씨네 손자 구나 네 이름이 뭐더라?”

“Ⅹ^^ㅎ$&ㅋㅋ#+Esc_꾸벅”[헐]

“아이구 착해라”

 

현문녹답(賢問綠)이 바람타고 노파(老婆)의 등에 내리면

녹수(賢水) 내리는 날 먼지 나도록 회초리를 높이 든다면

먼지 부스러기가 걸음 되어 푸른 싹으로 자라나 무너지는 인성의 기둥이 되련마는...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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