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 / 고명진|※고명진시인

대표고명진 | 조회 7 |추천 0 |2017.12.21. 22:44 http://cafe.daum.net/ahomeandhome/HZBa/17 

 

 

중 매


                         고명진


2층의 넓은 공간
그곳엔 주인아줌마의 칼날 같은 목소리가
창문 틈에 걸려 고드름으로 얼어있다

세입자의 뜨거운 감정 한 움큼
문지방에 끼인 채
따라 나서질 못했나보다

차가운 벽 키높이 만큼 위치에
수채화 액자
노란색 푸리지어 그림

아직도 물감이 마르지 않은듯하다
그걸 봐서는 자존심도 질투심도 만만찮을 텐데
아마도 세 들었던 여자가 그린 그림일 것이다

낡은 열쇠구멍이 앞집 할머니보다 늙었다
스르르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열쇠도
허리가 굽기 시작하는걸 보니 애증이다

왠지
한 움큼 문지방에 끼어있을 뜨거움과
참문 틈 고드름 같은 여자들은
내가 앉아있는 복덕방에 와서 나만 바라볼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