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갓 구운 따끈한 빵으로 오랜 기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포천시의 한 봉사모임 소식이 전해지며 지역사회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포천 여울회이다. 박영자 총무(60)를 비롯한 30여명의 여울회 회원은 한 달에 한번 다 같이 모여 빵을 만든다. 만든 빵은 포천 관내 열두 군데의 복지시설로 배달된다. 먹거리가 풍부한 요즈음이지만 복지시설에서 지내는 분들에게 여울회의 빵은 사랑 그 자체다.

 
 

여울회의 ‘사랑의 빵 만들기’는 1998년부터 시작되었다. 20년간 한 달에 평균 900여개를 만들고 있으니 지금껏 만든 빵은 대략 20만개가 넘는 셈이다.

이들이 ‘사랑의 만들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것, 그 마음이 20년간 지속됐다. 덕분에 현재까지 30여개의 시설에 빵을 나눌 수 있었다. 대량의 빵을 만들 공간을 수급하는 일 등, ‘사랑의 빵’을 만들어 나누는 일에는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여울회 회원은 포기하지 않고 직접 관계기관을 찾아가 호소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어려움을 이겨냈다.

여울회에서 만든 빵에는 순수 자연재료 이외의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봉사자의 아름다운 마음과 정성을 담는다. 그래서인지 밀가루를 소화하기 힘든 어르신도 ‘여울회의 빵은 속이 편하다’며 드시기를 즐겨한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사랑의 빵 기다리는 게 낙’이라는 어르신을 위해 올해 여울회는 포천시 평생학습동아리로 등록해 새로운 빵을 배워 새 메뉴에 도전할 계획이다.

여울회의 모든 활동은 개인의 후원과 회원들의 자체 회비로 이루어진다. 의정부시의 ‘에덴상사’와 포천 관내의 ‘송일양계’에서는 빵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밀가루와 달걀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빠듯한 월급을 쪼개 오랜기간 후원해 준 특별 후원자도 있다. 포천 여성회관 조리실을 무상으로 이용하게 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작은 일이더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박 총무는 오랜 기간 봉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하여 “우리에게 사랑의 빵 만들기는 노동이 아니다. 좋은 사람과 같이 빵을 만드는 것 자체가 즐겁다.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이 꾸준함의 비결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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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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