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전 가평인(人)들이 펼쳤던 ‘3.15 독립만세운동’의 그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과 민족의 응집 에너지가 되살아났다.

15일 가평군 북면 멱골에서 시작된 대한독립만세운동이 도화선이 돼 3,200여 군민이 군청 앞에 운집해 독립만세를 부르던 그 역사의 순간이 재현된 것이다.

 
 

오전 8시 태극기를 든 150여명의 학생, 군인, 주민이 1919년 3월 15일 역사의 그날처럼 가평군 북면 목동2리(멱골 싸리재) 회관에 모였다. 유관순복을 입은 여학생과 민복을 입은 남학생, 일본순사와 한복을 입은 주민까지 의상도 그대로 재현해 역사 속 그날을 더욱 짙게 묻어냈다.

이날 행사는 새 아침을 여는 독립만세 선포로부터 시작됐다. 이어진 정상국 목동2리 이장의 ‘만세 삼창’ 선창에 운집된 이들 모두가 “만세! 만세!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멍울진 역사를 깨는 함성을 되새겼다.

 
 

목동터미널 앞에서는 억눌렸던 설움과 울분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군청에서 만세운동을 하기 위해 발길을 옮기는 북면 주민들과 이를 제지하는 일본헌병의 실랑이를 재현한 것이다. 북면주민들은 태극기를 빼앗고 막아서는 헌병대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소리로 만세삼창을 외치며 이들을 뚫고 가평읍내로 향했다.

그렇게 운집된 주민들은 손에 든 태극기를 휘날리며 북면에서 가평읍 방향으로 30분간 시가행진을 시작했다. 이후 한림의원 앞에서 시작된 두 번째 시가행진을 가평군청까지 이어갔다.

같은 시간 또 다른 주민들의 행렬이 가평읍사무소에서 출발해 군청으로 그 발걸음을 옮겼다. 가평중학교에서 시작한 학생들의 행렬도 군청으로 모아졌다.

 
 

이들 시위행진의 집결지인 군청 앞에서는 350여명이 모여 독립선언문낭독을 비롯해 당시 이규봉 선생을 재현하는 김성기 군수의 만세삼창 선언, 가평3.15독립만세운동 퍼포먼스 등이 펼쳐져 가슴 뿌듯한 역사의 현장을 재현했다. ‘가평 3.15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는 올해 처음 시도된 것으로, 가평문화원이 주최・주관하고, 가평군이 후원했다.

한편, 재현행사 후 종합운동장 뒤 ‘가평의병 3.1운동 기념탑’에서는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가평지역에서 활발한 의병활동을 펼쳐온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추모하는 ‘제30회 가평의병 3・1항일운동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이 기념식에는 김성기 군수, 광복회 유족과 보훈단체회원, 유관기관 및 단체장, 주민, 학생 등 3백여 명이 참석해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기렸다.

가평3.15독립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5, 16일 양일간 가평 북면에서 북면사람들의 주도로 거사된 만세운동이 가평읍내까지 이어져 가평주민 3,20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비폭력시위운동이다. 신분, 직업, 지역, 신앙, 성별, 빈부를 초월해 가평주민들의 일치된 독립의지를 행동으로 표현한 이 항일활동은 민족정신을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일제의 총칼에 가평군민 23명이 희생되고 28명이 붙잡혀 수난을 겪는 등 인명피해를 입기도 했으나 국가적으로는 독립운동의 대중적인 기반을 넓혀 애국애족정신을 확산시키는 분수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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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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