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발행인
김창호 발행인
올 2월 뉴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기업은 밴쿠버 올림픽을 후원한 삼성과 대규모 리콜사태를 부른 토요타 자동차였다. 하지만 토요타의 몰락은 이미 ‘토요타의 어둠'(창해)이란 책으로 알 수 있듯이 예고되어 있었다.

‘토요타의 어둠'은 일본의 독립 인터넷 신문인 마이뉴스재팬이 탐사 보도한 기사를 재구성한 책으로 거대한 광고비 덕분에 드러나지 않았던 가혹한 근무여건과 위험한 공정, 결함차 비율 99%에 이르는 실상 등 신화 뒤에 숨겨진 어둠을 파헤쳤다.

최근의 언론 보도는 삼성은 이건희 전 회장의 지시로 지난 1997년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후원해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에 매년 8억∼12억원씩, 지금까지 총 120억원을 후원해 왔다고 전하며, 체육계가 ‘한국 빙상 기적’의 1등 공신으로 빙상연맹과 삼성의 든든한 후원을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경제적 효과를 거론한다.

하지만 삼성은 진정으로 공익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일까? 몇 해 전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삼성의 반응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9년 12월 기름유출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제한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책임제한절차 개시 신청을 냈다고 한다. 또한 최근 각종 매체가 지난 2월 17일 경향신문의 필진인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삼성비판 칼럼의 누락을 지적한 기사들은 ‘토요타와 삼성’을 비교해 보기에 충분하다.

삼성은 ‘반부패 청렴문화 진작과 정론 직필’ 등 언론 본연의 비판에 충실한 지역신문에 광고를 하고 있는가? 공익적 지역 NGO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는가?

지난 3월 3일 포천경찰서는 포천교통질서추진위원회(위원장 이두원) 등의 지역NGO 단체와 함께 범국민적 음주운전 근절 분위기 확산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삼성은 이러한 지역NGO 활동을 보도하는 신문에 응원 광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7년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0조원에 달하며, 국내총생산(GDP) 중 약 2%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초당 32만원이 들어가고, 사망자 1명당 비용을 계산하면 4억원이 들어간 셈이다. 또한 2007년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16조21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노동부는 2007년 산업 재해자수는 9만147명이고 사망자수는 2406명이었다고 밝혔다. 재해자 중 업무상 사고자수는 7만8675명이고 업무상 질병자수는 1만1472명이었다고 한다. 이를 2006년도 경기도 예산 11조 4천6백8십6억5천3백만원과 비교해 생각하면 재해만 줄여도 이명박 대통령의 정부 부채 줄이기와 7% 경제성장의 목표는 달성하고도 남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등이 줄면 2009년 삼성전자 고위임원의 죽음과 같은 인재적 손실을 겪지 않음은 물론, 후천적 장애인과 상해치료자가 줄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의 장해보험금과 치료비보험금의 지출이 줄어 들 것이다. 또한 반부패 청렴문화가 자리 잡혀 부실공사로 인한 건축물 붕괴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화재보험금 지출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 보다 더 큰 경영성과가 어디 있을까?

그러므로 삼성은 포천시 교통질서추진위원회와 같은 지역의 공익적 NGO에 후원하며 대한민국의 품격과 국민의 인격을 높이는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삼성에 반대하는 매체를 아우르기 위한 광고 집행보다는 정론직필로 선진문화 창달에 이바지 하려는 지역의 신문매체에도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보다 더 삼성에게 이익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대한민국의 대표기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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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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