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 부사 송상현

 

                                                         황용섭

 

 42세   조선 선비의 기개(機槪)를

온 천하에 떨쳤구나

  

임란 1년 전 사지(死地)로 부임되어

죽기로 각오하고

임전무퇴 불굴의 정신으로

침략을 대비하니

조정의 붕당과 임금의 어두움이

애달프기만 하구나

  

삼천 명 군관민(軍官民)이

초개(草介)같이 버린 목숨

주군 따라 의(義)의 깃발 든

한 여인(금섬)의 아름다운 죽음

 

여기가 내가 죽을 곳

하늘이시여!

이 땅 이 민족을 굽어살피사

단 한 명의 왜놈도

넘지 못하게 하소서

 

 “戰卽戰矣 싸우겠다면 싸울 것이로되

不戰卽假道 그렇지 않으려면 길을 비켜라”

“戰死易 싸워 죽기는 쉬우나

假道難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

 

아, 임이시여

갑옷 위의 조복(弔服)으로

밤새 죽음을 끌어안고

울부짖던 효(孝)와 충(忠)

그 거룩한 분노의 아름다움에

내 여기 당신 앞에

무릎 꿇고 맹세하나이다

정녕 잊지 않겠노라고.

 

 시인 황용섭 님은 남양주시인협회 부회장과 한국서정문인협회 이사, 독도평화33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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