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컬럼위원
이병익컬럼위원
개성공단의 폐쇄를 단행한 북한정권의 결정은 박근혜 정부를 시험하고 대한민국의 친북인사들을 결집시키려는 전략과 북한 내부의 강경책을 주장하는 군부를 달래기 위한 고육책이었음이 드러났다.
 
북한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주 위험한 정권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다. 그 과정의 진행은 강력한 군부가 정치를 좌지우지 하는 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일 정권 후반기부터 군부는 김정일 사후의 북한정세를 걱정하기 시작했고 후계자 구도에 큰 관심을 가졌다. 군부는 김정은의 등장을 인정하고 장성택과 최룡해의 어깨에 대장별과 차수별을 달아주는 것을 양해하고 이 두 사람과 함께 김정은을 지도자로 옹립하는데 앞장섰다.

김정은은 신세를 졌다고 믿는 군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군부의 강경책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김정일처럼 초기에 군부를 확실히 잡지 못했기 때문에 군부에 대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군부가 개성공단사업에 대해서 폐쇄를 불사하고 김정은을 압박하였다면 김정은 으로서는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지금 군부는 최룡해가 실력자이고 당은 장성택의 힘이 강하다. 한때 장성택과 최룡해가 호형호제하는 사이였고 최룡해의 발탁을 도와준 사람이 장성택 이었지만 이제는 강경, 온건의 대표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최룡해의 영향력이 큰 군부의 강성기류가 약해져서 장성택의 당의 온건파가 북한정권을 움직이는 상황에 온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군부강경파를 소리 없이 뒤로 물리는 일을 최룡해가 해나간다면 실질적인 군부의 최고 권력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룡해는 당분간 장성택에 맞서서 강경과 온건의 양면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한다.

개성공단의 재개가 잘 풀려 나가는 데는 김정은의 의지가 발휘되었다고 보인다. 개성공단의 건설을 김정일의 유업이라고 말하고 중국의 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미국에 대해서 강경한 자세를 취해왔던 것을 반성 하는듯한 발언도 했고 중국에 대해서도 자세를 낮추었다는 징조가 보였다.

개성공단의 재개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은 일관되게 북한정권이 재발방지를 약속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군부의 입장은 우리정부의 요구에 대해서 반대 입장인 것이 확실하게 보인다.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군부는 한미군사훈련이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위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방어훈련이라고 해도 한미군사훈련의 목적은 방어 후에 반격과 수복이 따르므로 훈련에 대해서는 방어용이라고만 할 수 없는 불가피성이 있다. 이런 점에 대해서 북한도 군사훈련을 하고 있으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의 재개는 곧 이루어 질 것이다. 폐쇄와 관련한 모든 문제가 북한내부의 사정으로 야기된 것이기 때문에 강성군부가 물러나고 남북화해세력의 부상이 개성공단의 문제를 풀어줄 것이다.

이제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장애물이 상당히 제거되었음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의무가 있다. 북한도 재발방지에 대한 확약을 해주어야 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체가 북한정권을 대표하는 사람의 공식문서를 내놓아야 한다.

개성공단이 풀리면 우리정부도 북한이 원하는 교류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 남북의 화해와 교류는 한민족의 숙원이고 동질성회복의 조건이 된다. 대한민국만 좋은 것이 아니고 북한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호 인식해야 할 문제이다.

3대 세습에 반대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우파세력들은 북한정권만 바라보지 말고 북한인민이 원하는 필요충분조건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정권을 반대하는 것과는 별개로 인도적인 차원의 북한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북한인민의 사고가 깨어나고 있다. 21세기의 세계는 통제하는 사회가 아니라 개방과 교류의 세계라는 것을 전 세계인이 알고 있다.

남북교류가 어느 시점에서 무산될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것은 북한의 모험주의자들의 핵무기보유에 대한 열망과 반비례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핵개발에 쏟아 부은 돈 때문에 북한경제의 파멸을 가져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경제회복에 노력해야 한다. 뒤늦게 경제발전에 대한 여망을 피력한 김정은의 인식은 상당히 진보된 생각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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