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 , 도시농부학교 (노원신문)
함께 노원, 공동경작지 고민
[2012-11-06 오전 12:44:00]
 
 
 
 

흙의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

함께 노원 도시농부학교, 공동경작지 고민

“대학 졸업후 생계를 위해 진로를 선택하긴 했지만 농사를 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농사를 지어보지는 못했지만 학창시절의 농촌활동이 즐거웠다. 그럼 꿈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노원구에서 주머니텃밭을 분양받고, 제대로 농사짓는 법을 배워보기로 했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김태균 팀장처럼 그런 꿈으로 모인 사람은 17명. 지난 8월부터 목요일 밤이면 노원에코센터에 모여서 도시농업에 대해, 텃밭재배방법, 친환경농약만들기, 지렁이농법도 배웠다. 그 과정에서 농경문화도 배우고, 토종종자 지키기도 배웠다.

회원 중에는 제대로 주말농장을 하시는 분들이 6~7명이나 있어 주말이면 따로 모여서 농장실습도 하고, 뒷풀이도 하면서 흙과 땅, 생명과 농부에 대해 구체적인 꿈을 꾸게 되었다.

농사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주머니텃밭에 심은 배추가 다 죽어서 대책회의도 했다. 11월이면 같이 모여 김장을 하면서 수육도 좀 삶아먹으려고 했는데 타는 속에 술만 마셨다.”대학에서 농과를 전공하고 화원을 운영하는 정용수씨도 초보 도시농부인지라 햇살에 얼굴이 그을렀다.

“새싹 채소는 배양토에서도 자라지만 배추는 질소가 많이 필요한 채소인데, 공급받은 흙은 기본적인 배양토여서 따로 거름을 해야 했는데 부족했다. 상자텃밭은 그래도 낫지만 주머니텃밭 천 재질이라 공기가 통하지 않고, 바닥이랑 밀착해서 물빠짐도 나빴다.”며 인위적 녹지가 아니라 자연그대로의 녹지를 만들어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

도시빈민을 위한 먹거리를 고민하다 농사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최준씨는 “취미로 농업이 가능하냐? 주말농장 했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 굉장히 많은 노력과 노동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경제성도 있어야 도시농부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한다.

도시농부학교는 11월 1일로 1기 수업을 마쳤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겨울에도 땅 놀리면 죽는다고 한다. 밀보리라도 뿌려놓을지 고민”하는 이들은 1기 동문화를 만들고, 내년 봄 2기 농부학교를 준비한다.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면서 공동경작지를 노원구청에 제안한다.

“옥상텃밭도 도심쉼터로 역할이 매우 크다. 개인이 하기엔 비용이 많이 든다. 주말농장 인기도 많고 구청에서도 많이 마련하는데 매일 돌아볼 수 없으니까 70~80%가 실패한다. 여럿이서 공동경작을 하면 마을공동체 유대감도 높일 수 있다.”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는 ‘함께 사는 마을을 만드는 노원공동체’은 노원을 고민하는 40여명이 모여서 지난 8월에 결성되었다. 농부학교 외에도 어린이합창단도 결성 중으로, 청소년, 문화, 언론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저작권자 © e고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